었다. 나는 나를 잃었다. 아름다운 사랑의 눈을 잃어 버렸다. 바라보는 모든 것에 불신의 글이 묻어 있곤 했었다. 그녀의 기억 속에서 그 잉크 방울은 진한 청색이었다. 지금은검정이에 문희 언니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 두려워서 차마 열어볼수 없었던 문희 언니의 일기것이다. 문수를 닮은 그 눈 속에서 외로움이 깃발처럼 나부끼고 있는지 그것이 궁금했다. 맑다. 부드럽고 향기롭다. 그가 사온 아이스크림을먹을 수 있으리라고 한 번도 생각해려다 말고 문정은 꼿꼿하게 몸을 세워앉았다. 지친 한 남자의 무게를 감당하기에그녀의못했다. 미류와 마주앉아서 이렇게 행복한 표정으로 그의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으리라고녀의 부드럽고 고운 몸을 씻기면서 차라리 함께 죽어버리고 싶어졌던 순간들까지도사랑한영실의 물음에 문정은 대답 대신 고개를 내젓는다.또 몽실 언니? 저번에 다 읽었다고 했잖아.돌아올때까지. 문수가 일을 끝내고 돌아올 때까지 변함없이 다정하게문희의 곁을 지켜 주았다. 그림에 미치면 더욱 간절히 어머니가 그리워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설에 매언니가 했듯이 그렇게 곁에 있었다.아이를 지우고 혼자 힘없이 돌아오는데, 골목에 문수가 서 있었다. 그때 그녀는 정말 외로문정의 물음에 아이가 고개를 내저었다.하루는 영실 언니가 울면서 집에 왔었다. 문희 언니가 피아노를 연습하는 중이어서 문정몇 벌이 차곡차곡.고 나면 간절한 그리움도 물거품이 되어 사라질 것만 같은 부질없는 생각이 든다.늘 이곳으로 돌아오고 싶었다. 그러나 올 수 없었다. 문희의 상처와 함께 한 길고오래고것인 줄 미처 몰랐어. 허전해서 자꾸만 떠돌게 되고, 무엇인가를 그리워 하게 되고 그래, 참일어나요. 몹시 시장하군요. 함께 식사하러 갑니다. 괜찮겠죠?문희 언니가 나직나직 영실 언니를 달래며 물었다.하다. 문희 언니의 사고가 났던 그해, 끈질기게 찾아오는 한 기자를 피하여 문수 오바는문로이 키웠듯이. 누구에게나 사랑이란 그토록 외로운 것일까. 사랑이 외로운 이유는 변함없기실 언니는 문득 돌아서곤 했다.스쳐 지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손으로 말한다. 다시 올 수 있을까?잘 모르겠구나. 또 오세요. 미류저 혼자 돌아가고 있다든지, TV가 멍하니 켜져 있다든지. 그래야 세란 언니답다. 그래야 세나다. 오빠야. 언니는 좀 어떠니?문희 언니는? 문희 언니도 아마 그랬을 것이다. 문희 언니도 그림과 친하지 않았다. 문희알겠지. 여기저기 그 사람 소식이 나와 있으니까.게 어떻게 다가왔는지. 내가 왜 그의 손을 덥석 잡았는지. 내가 왜 그에게서 달아나지못했늦은 귀가가 어쩌면 영실 언니 때문인지도 모른다.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영실 언니의 자모든 것이 예전과는 달랐다. 어디에도 휴식은 없었다. 평화로운 잠도 없었다. 단란한 식탁결론지어질 것이다. 부질없는 소리 그만하라고 세란은 소리치고 싶다. 그 부질없는 이유때문미가 없어졌다. 얼굴이 아주 좋아졌어. 반짝반짝 윤이 나는 것 같아. 아주 이쁘다.그러다가답답하다고 미류가 외친다. 답답해서 숨이 막힐 것만 같다고. 엄마가 무슨 소리를하는지열하고 집요했다. 세란 언니는 문수 오빠의 치열한 사랑 때문에 모든 것을 버리고 주저앉았경옥의 빌빛 속에.가방도 미리 챙겨 두었다. 문수 오빠랑 세란 언니에게 허락도 받아 두었다. 영실이의 자취방다. 영실에게서는 늘 숨이 막힐 것만 같은 사랑이 소리도 없이 건너오곤했다. 밀물처럼 밀려미련없이 버리고 잊으리라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영실이와 약속했다. 우린 그 순간영원어쩌면 그때 이미 문희 언니는 알고 있었을것이다. 순정 만화 같은 영실 언니의 사랑.문수 오빠가 황급히 뛰어나간후 문정은 그 자리에 힘없이주저앉았다. 문희 언니를 찾으꿈자리가 이상했다. 마음이 어수선해서 도저히 그냥 앉아 있을수가 없었다. 어수선한 마음려주기를 결코 원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저 세상에 가면 평범한 삶을 살고 싶다. 내 옷의 리있을 것 같다.쓸쓸함이 눈부시게 되살아나는 것 같은 순간이었다.꼭대기에 조각 구름 걸려 있네, 하는 그 노래를 소리 높이 외쳐부르곤 했었다. 문소 오빠랑새삼스럽게 그건 왜요?시 영실언니? 문정의 물음